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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드 프로젝트 (프로 N잡러)/기타 사이드 프로젝트

[악당들의 작당] 과일담금주 만들기

dney 2017. 10. 9. 21:06

 

 

과일담금주를 만들어서 숙성이 되고 먹는 것은 너무나 즐겁고 행복한 일이다. 다같이 만들어서 다같이 먹는 거라면 더더욱! 

그러나 그에 앞선 과정은 그리 간단하지 않았다.

 

장보기 > 과일 세척 및 손질하기 > 용기 소독하기 > 과일과 설탕을 적절한 비율로 제조하기 > 담금주 붓기 > 용기 밀폐하기

 

비교적 가벼워 보이는 과일주 담그기.

쓰고 나니 뭔가 엄청나게 복잡스런 과정은 아니라 엄청 단순한 과정이라 민망하다. 그래도 각 단계별로 은근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라(^^) 많은 인원이 투입되었음에도 완성까지는 꽤 시간이 걸렸었던 것 같다. 어쩌면 처음보는 사이라서 우왕좌왕 하다가 시간이 지체된 걸지도....ㅋㅋㅋㅋㅋㅋㅋㅋㅋ 6개월 정도 지난 지금 이 때를 회상해보니, 우리가 처음 만난 날이다. 

 

 

누가 오는지도 모르고 약속된 장소로 나왔을 친구들을 생각하니 민망함이 밀려온다. 하지만 나는 그 때 7명이 먹을 먹거리 장을 보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의 어색함을 사실 걱정할 처지가 아니었다. 한손에는 과일을, 한손에는 먹거리를 잔뜩 사들고 눈누난나 신나있었을 뿐... 그러고보면 일 벌이는 걸 참 좋아한단 말이지.

 

 

 

친구네 집에 도착해서, 짐을 풀 새도 없이 서로 어색하게 자기소개를 했다. 

 

 

자기소개 룰은 딱 두 가지다.

 

첫 번째, 실명을 밝히지 않을 것

두 번째, 나이를 밝히지 않을 것

 

 

우리가 올 때까지 뻘쭘함으로 무장한 채 있었던 그들은 각자 닉네임을 지었고 서로를 OO님 이라고 칭했다.

웃기는 상황이었지만 다들 나름 진지하게 모임에 임하는 각오를 밝히는 것을 보고 새로운 작당을 꾸민 자로서 뿌듯함(?)을 느끼는 한편, 누군가 황당한 닉네임을 말할 때에는 약간 당황스럽기도 했다.

 

 

 

 

단계1. 본격 과일 손질하기 + 담금주 할 병 세척하기

각자 역할을 나눠 딸기, 오렌지, 블루베리, 레몬 등을 세척하고 손질하기 시작했다.

오렌지나 레몬 같은 건 껍질 째 들어가기 때문에 뜨거운 물로 한 번 소독하고, 소금으로 박박 문질러서 세척한 뒤 손질해야 한다.

 

 

 

 

 

 

 

 

작은 조각까지도 알뜰살뜰 챙겼다.

과일을 손질하기에 앞서 사실 병 세척이 먼저 이뤄지고 말려야 하는 과정이 있으니 나중에 내가 또 만들 게 된다면 내 블로그를 보고 참고해야지. 유리병은 뜨거운 물에 세척하고, 뜨거운 물에 한 번 들어갔다면 절대 찬물에 바로 담궈선 안된다. 유리병은 뜨>찬 을 이기지 못하고 깨져버리고 말 것이다. (ㅠㅠ 하나 깨먹음)

 

 

 

 

 

 

 

 

딸기를 이렇게 담고 보니 너무 예쁘다. 한창 딸기철이라서 싱싱하니 그냥 먹어도 맛있었다.

 

 

 

 

 

 

 

과일과 설탕을 이렇게 담아주면 된다. 설탕은 용기의 1/3 정도로 담았던 것 같다.

 

 

 

 

 

 

 

 

담금주와 과일이 만나면?

 

 

 

 

 

 

 

 

이렇게 된다.

밀봉(?)하기 위해 위생팩을 하나 덮어씌우고 뚜껑을 잘 닫아준다.

 

 

 

 

 

 

 

 

 

잘 손질한 레몬도 설탕과 잘 비율을 맞춰 담금주를 넣어줬다.

 

 

 

 

 

 

 

 

 

 

오렌지랑 블루베리 같은 다른 과일이랑 야관문도 있었는데 그 과정에서 유리병이 깨지고...ㅋㅋㅋㅋㅋㅋㅋㅋ 정신이 없어서 사진이 없는 것 같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은 종합과일주, 딸기주, 오렌지주, 레몬주 순서.

 

 

 

 

 

 

 

 

 

사진만 봐서는 되게 재밌어보인다.

재밌긴 했었음

 

 

 

 

 

 

 

 

 

사진에 보이는 산딸기. 산딸기주도 있었다.

기억속에서 사라진 산딸기주.... 담금주를 할 유리병이 모자라서 단독 담금주로 탄생하지 못하고 종합 과일주로 들어가버린 산딸기.

야관문은 아예 보이지 않는다. 야관문주 담그기는, 야관문을 흐르는 물에 씻고 설탕없이 술과 함께 담그면 끝이다. 생각보다 너무 간단한 과정이라 후문. 간단하지만 숙성까지는 제일 오래걸려서 또 한 번 놀랐다는 후문.

 

 

 

 

 

 

그렇게해서 끝끝내 탄생한 우리들의 사랑스런 과일담금주 컬렉션이다.

사실 진짜는 담금주를 넣고 나서였다. 과일주를 담그고 우리는 각 과일주마다 이름을 붙여주기로 했는데 이름짓기만큼 치열하고 재밌었던 적이 없었다. 각자 한 개 이상씩은 자기 이름으로 된 과일주를 갖고 싶었기 때문에 경쟁도 치열했고 상대방의 이름을 받아주지 않거나, 상대방 아이디어에 자신의 아이디어를 얹거나.... 아주 아주 치열했다.

 

그리하여 탄생한

 

 

너만 힘내냐?

야관문 뚫고 하이킥

알딸딸 딸기

없으면 보라돌이

오렌불망

눈을 떠요

레모니쥬

우린 잘 어울리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 생각해도 각 이름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 참 웃기다.

 

 

 

재밌었던 첫 모임. 반년이 지난 지금 과일주들은 다 사라진지 오래고, 이제 남은 건 너만 힘내냐?와 야관문 뚫고 하이킥, 눈을 떠요 뿐이다. 모두 6개월~1년 숙성을 기다리고 있는 야관문주. 매번 만날 때 야금야금 과일주를 마시고 나니, 이제 남은 건 얼마 안되는 듯. 사실 이 과일주담그기를 했던 이유도 담금주가 숙성이 되어가는 것처럼 우리의 관계도 시간이 지날 수록 돈독해지고 숙성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첫 모임으로 이 프로그램을 기획했던 것도 있었다.

 

반 년이 지난 지금, 우리 지금 어디 쯤 와 있을까?

 

 

 

 

문득 가을 바람에 옛날 사진을 꺼내보다 생각이 나서 포스팅해본다.

다시 생각해도 재미있었던 이 날의 추억. 다시 이 때로 돌아간다고 해도 치열하게 과일주의 이름을 짓고, 이름짓고 나서 또 다시 언제그랬냐는 듯 어색해할 것만 같다. 너무나 재미있었던 이 날의 기억이었다.

 

 

 

 

 

 

 

>>>>>>

 

 

너만 힘내냐주 탄생비화

집 주인인 달목이 자기가 담금주 용기를 제공했고, 야관문주는 남자에게 좋은거라며 이건 자기꺼라고 우겼는데 (참고로 그는 남자다) 나머지는 모두 반발했다. "달목을 위한 주" 같은 말도 안되는 이름을 공모한 나머지 나머지 회원들이 반발을 했는데 이 과정에서 투표까지 했을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마치 한일전을 보는 것 같은 양측의 팽팽한 긴장감. 결국 거수를 통해 이 야관문주 이름은 "너만 힘내냐?" 로 정해졌다. 참고로 내가 아이디어를 내서 당선됐다.

*참고로 야관문 뚫고 하이킥과 눈을 떠요도 야관문주다. 눈에 좋다는 얘기가 있어서 낙점!

 

 

 

 

없으면 보라돌이

많은 이름 공모로 지친 회원들. 그래도 계속해서 아이디어를 내고 있었다. 블루베리주 이름을 정해야 되는데, 누군가 아이디어를 내면 자기꺼가 당선되고 싶으니까 인정은 안 해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다고 딱히 마땅한 아이디어도 떠오르지 않는 상황이었다. 그러던 중, 처음에 "보라돌이" 를 제안했던 삐삐가 다시 한번 보라돌이를 제안했는데, 지친 나머지 "(다른 아이디어)없으면 보라돌이" 가 된 것이다. 그녀는 자존심 상해했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만 힘내냐주에 이어 두 번째로 웃긴 이름이었다.

 

 

오렌불망

개나리와 삐삐의 합작. 사실 삐삐가 얹기를 더해서 탄생했지만 그래도 예쁜 이름이다. 오렌지주에 딱 어울리는 이름.

 

 

 

레모니쥬

백종원이 한창 인기있을 때 힙입어 쉽게 당선된 "레모니쥬~" 이 때는 이름짓기 초반이라 사람들 반응이 오~ 괜찮은데? 였지만 나중으로 갈 수록 점점 치열해지며, 레모니쥬는 너무 쉽게 결정된 거 아니냐는 반응도 있었다.

 

 

 

우린 잘 어울리쥬

종합 과일주. 산딸기, 오렌지, 블루베리 등 각종 과일 총출동한 종합 과일담금주다. 누군가 아이디어를 냈던 거 같은데 참 잘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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