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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당들의 작당] 모의 E05 - 오늘은 나도 '大배우' 본문
악당들 모두가 다같이 작당하기는 근 한달만이라 설레는 일요일 아침.
설레는 맘과 다르게 조금 늦는 바람에 허겁지겁 악당들이 기다리고 있는 장소로 향했다. 그들을 본 순간, 악당이란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너무나 착하고 순둥한 얼굴이어서 당황스러웠다. (그 중 그나마 장난스러웠던) 삐삐는 역시 포로그뤠퍼답게 도착하자마자 얼굴에 카메라를 들이대며 귤과 호밀을 당황시켰다.
이 날의 드레스코드는 마치 '블랙앤화이트'로 맞춘 듯 삐삐, 개나리, 호밀은 모두 화이트 상의에 블랙 하의를 받쳐 입고 나와 '그 때 그 시절'을 생각케 했다.
날이 좋은 날의 작당 모의라서 그럴까, 가히 '작당'이라는 말이 딱 적당하게 어울리는 참 좋은 날이었다.
각자가 가지고 온 은박지 돗자리와 담요처럼 생긴 돗자리. 사이좋게 펴고 앉으니 소풍온 느낌이 들었다. 김밥이나 치킨이라도 시켜야할 것만 같았다. 아직 오지 않은 누군가를 기다리며 우리는 0416 세월호 뱃지를 나눠가졌다. 우리는 각자 다이어리에, 가방에, 파우치에 0416을 기억하기로 했다. 회원들이 모이고 나니 가방에서 주섬주섬 빵과 캔디와 뱃지를 꺼내는 모습들이 왠지 악당이란 이름과는 또 한번 거리가 멀어보여서 웃겼고 고마웠다. 뭔가 나만의 악당들의 작당이 아닌 거 같아서, 이제 악당들도 '악당'인 것 같아서.
모든 멤버가 다 모이고 우리는 연필과 지우개(친해지길 바라!)를 먼저 시작했다. 연필은 지우개와, 톰은 제리와, 악당'과' 작당은 각각 그날의 짝꿍이 되어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모두의 우려 속에 모두가 염려하던 상황이 발생하고 말았지만 우리는 그럼에도 서로를 더
알아가기로 했다. 아는 사람을 더 알면 왜 안되지?라는 의문을 품듯.
이후 진행된 근황토크.
다들 반응이 시큰둥 한 듯 하였지만.... 개나리님은 해야한다고 했다. 그의 근황은 이천역에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에 다녀온 것이었다. 인상깊었던 작품이 무엇이었느냐 묻자 '빗살무늬 토기'라 답했다. 그 작품이 기억나는 이유는 함께간 이가 그 토기가 '개나리 밥그릇'이라며 둘이 꽁냥대었기 때문이었다..(흥칫뿡) 우리는 모두 야유했지만 그래도 사랑꾼의 사랑에너지를 무찌르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어쨌든 누군가는 아프리카 페스티벌에 참여하여 방송인 샘 오취리를 만나며 바쁜 일상을 보냈고, 누군가는 극작가 김수현씨를 우연찮게 만났다거나 누구는 오랜만에 집에 들른 가족과 나들이를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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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각자 일상 연기를 1분씩 하기로 했다. 생각보다 반응이 뜨뜨미지근, 이건 하기 싫은 벌칙 같은데 왜 해야하느냐 하며 볼펜소리가 컸지만 그래도 하기는 했다. 문득 그가 생각나는 대목이다. 세상에서 네가 하고 싶은 건 다 하고, 다 먹고 살거냐며 핀잔을 주던 그 사람. 하기 싫은데 꼭 해야하느냐며 볼멘소리를 내는 이를 보자 과거의 내가 겹쳐져 나도 잔소리를 하고 싶었다. 하지만 내가 재미있는 일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곤혹스러울 수 있으니 그러려니 했다.
회사의 일을, 남자친구와의 다툼을, 개인의 취미생활을, 누군가의 일상 모방을, 남자친구가 다른 여자를 봤다며 싸우는 연기를, 1인 3역을, 화난 남자친구 역을 소화하며 우리는 시공간이 오그라들며 얼굴을 들 수 없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 그 중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는 역시 1인 3역을 소화한 귤(구 부체남)이었다. '뽀드득- 뽀드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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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연기하는 모임은 오늘이 끝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쓰려고 했으나 실패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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